인구론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은 명료하고 논리적이었다. 인구는 억제하지 않을 경우 수십 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다. 즉,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양질의 토지는 제한적이므로 식량은 같은 비율로 늘어날 수 없다. 기껏 해봐야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날 뿐이다. 따라서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게 기근이 온다.
발전은 질병과 전쟁처럼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악취가 난다) 질병과 전쟁은 인구를 식량 수준에 맞추게 한다. 자선도 나쁜 생각이다. 오늘 굶어 죽을 사람들을 먹이면, 내일은 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한다.
제한된 지구에서는 경제가 한없이 성장한다 해도 인구는 한없이 증가할 수 없다는 맬서스의 생각은 맞다. 목사인 맬서스는 산아제한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물론 배후에서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피임기구를 쓸 수 없었다. 그들은 돈도 없었고, 사용법도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난한 사람들은 늙었을 때 자신을 부양할 자식이 많이 필요했다.(자식 = 노후연금) 아이들 때문에 가난한 것이 아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낳은 것이다.
이런 맬서스의 사상이 부자들은 마음에 쏙 들었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을 보며, 그들의 문제는 너무 많은 성관계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맬서스의 경제학은 우울한 과학이라고 불렸다.
돈의 단순화 (=노동)
맬서스는 과학을 친구이자 영국의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리카도에게서 가져왔다.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는 제목 그대로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논리적이고 일관성 있고 추상적인 원리들이 실려 있다. 추상화는 단수화를 수반한다. 예를 들어 리카도는 돈을 단순화했다. 리카도에게 화폐는 물건을 만드는데 들어간 노동에 비례해 교환하는 수단이다.(돈=노동) 그래서 도끼 한 자루 구입은 노동을 다른 노동으로 교환하는 행위였다.
예) 도끼 제작에 수반되는 노동의 양
= 철광산 노동자 1시간 + 석탄광산 노동 1시간 + 대장장이 노동 2시간 + 유통 노통 0.5시간
= 4.5시간의 노동에 해단하는 금의 양 (교환가치 성립)
리카도는 사람도 단순화했다. 그는 '경제적 인간'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자신의 잇속만 차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단순화하여 나타낸 결과가 추상적인 경제였다. 애덤 스미스의 자유시장을 이상화 한 모형이었다.
비교우위론
단순화가 꼭 단순하다는 뜻은 아니다. 리카도의 모형 중 '비교우위론'은 아주 흥미로운 개념이다. 리카도는 이 모형에서 영국과 포르투갈, 와인과 옷 이외의 다른 나라 상품을 모두 배재했다. 이 두 나라가 한 가지 상품을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면, 그 한 가지를 특화하여 무역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를 '절대우위'라고 한다.
예) 각 나라별 노동자 1인의 연간 생산력
- 영국(와인 2통 or 옷 4벌) vs 포르투갈(와인 4통 or 옷 2벌)
- 영국이 옷 4벌, 포르투갈이 와인 4통을 만들고 서로 무역하면 win-win
이제 영국이 비효율적이라고 가정해보자.
예) 각 나라별 노동자 1인의 연간 생산력
- 영국(와인 2통 or 옷 4벌) vs 포르투갈(와인 4통 or 옷 6벌)
- 포르투갈은 무역을 계속할 필요를 못 느낀다. 하지만 비교우위에 따른 계산을 해보자.
- 비교우위에 따른 계산 : 영국 와인 0.5 노동력, 옷 0.25 노동력 vs 와인 0.25 노동력, 옷 0.17 노동력 소요.
※ 영국은 옷을 만들기 위해 0.5노동력을 포기해야 하고, 포르투갈은 0.67 노동력을 포기해야 한다.
영국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2의 노동력을 포기하고, 포르투갈은 1.5 노동력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0.5 노동력만 포기하면 되는 영국에서 옷을 생산하고,
상대적으로 1.5 노동력만 포기하면 되는 포르투갈은 와인을 생상하여 양국이 서로 무역을 하면 된다.
양국의 소요 노동력을 비교하여 서로 더 효율적인 노동력을 활용하여 무역을 하니, 합리적으로 보인다.
한번 읽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요점은 국제무역을 이렇게 모형으로 단순화하면 관찰만으로 힘든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불리한 국가라도 덜 불리한 상품을 특화함으로써 자유무역을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비교우위'이다.
리카도의 추상적 접근법은 고전파 정치경제학이라고 명명되었고, 이후 경제사상을 주도했다. 애덤 스미스를 고전파 경제학자라고 부르지만, 사실이 아니다. 애덤 스미스가 예시로 사용한 빵집 이야기는 고전파 정치경제학이 추상적, 이론적 세계와 전혀 비슷하지 않다.
고전파 정치경제학은 학교 교육에 딱 들어맞았다. 그래서 19세기 초 주류 경제사상으로 학계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에도 경제학 대부분은 학계의 산물이다. 그리고 경제학자 대부분은 정확하고 엄밀한 모형을 통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제학이 과학이라는 말이 나왔고, 엄청나게 복잡한 수학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우위론에는 드러나지 않는 이면이 있었다. 리카도가 단순한 모형을 위해 배제한 현실 세계가 그것이다.
만일 영국의 고용주가 생산성이 높은 포르투갈로 공장을 이전하여 영국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이 물건들을 운반하는 비용이 무역으로 얻는 이익보다 더 크다면? 무역 자체가 무산된다면 어떻게 할까? 포르투갈은 와인만 남고 옷이 한벌도 없어질 것이다.
비교우위 모형이 현실 세계를 설명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모형 자체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리카도 모형은 너무 매력적이라 사람들은 자꾸만 망각한다. 경제학자들이 시시때때로 일깨워도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자유무역은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며, 자유시장은 언제나 작동되니 내버려 두라고 말한다. 이들은 현실 세계를 말하지 않고 리카도식 추상적 모형을 설명할 뿐이다.
- 1단계 : 이상적인 자유시장을 가정하라
- 2단계 : 이 가정에 기본을 두고 계산을 수행하라
- 3단계 : 당신의 계산이 자유시장이 이상적임을 보여줄 것이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부자와 권력자에게는 멋지게 작동한다. 왜냐하면, 모형에서 자유시장은 정비가 잘 된 기계처럼 작동하며, 타인을 위해 한 일에 기초한 소득이 할당되기 때문이다. 교과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부자라면 자유시장은 완벽하다. 부자가 낸 세금을 가난한 사람에게 쓰는 것을 부자들은 못마땅해한다. 세상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19세기 초의 사람들도 마음의 위로가 필요했지만, 현실의 경제는 삐걱대며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초 산업혁명으로 모든 것이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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